열 감기 걸린 아이, 해열제 어떻게 먹일까?
최근 폭염으로 인해 에어컨 사용이 늘면서 열 감기를 호소하거나 구내염, 수족구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발열은 증상을 이겨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부모님들은 열로 인해 아이가 힘들어 하는 것을 보고는 열 자체를 단순히 위험한 증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잘 놀고 잘 먹는데도 불구하고 열이 난다는 이유로 해열제를 먹이곤 합니다. 오늘은 열이 왜 나고 어떻게 관리해야하는지, 해열제는 어떻게 써야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감기 걸리면 왜 열이 날까요?
열은 우리 몸에 이로울까요? 해로울까요? 아이들이 열이 나는 대부분의 원인은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인데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바이러스, 세균의 침입을 감지하면 면역 세포들이 분비한 물질이 몸의 기본 설정 온도, 즉 set point를 높이게 됩니다. 그에 따라 체온이 올라가면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이 더불어 올라가면서 우리 몸은 감염을 이겨내기 좋은 조건이 됩니다. 즉 싸울 준비를 하는 것이지요.
발열, 고열의 기준도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 발열은 직장 체온이 38℃ 이상인 경우, 고열은 40℃가 넘는 경우를 일컫습니다. 주로 사용하는 고막 체온계는 직장 체온에 비해 0.5~1℃ 낮게 측정되니 참고하셔야 합니다.
그럼 해열제는 언제 쓰는 것이 좋을까요?
‘해열제는 소아의 병을 치료하기 보다는 체온계나 부모의 불안을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고 소아과학 교과서에서도 얘기하고 있는데요. 아이가 이겨낼 수만 있다면 적당한 발열은 이로운 점이 많습니다. 약간의 미열이 있을 때는 족욕을 해주시면 땀이 나면서 열이 내리는 경우가 많고 시원한 음료를 마시게 하면서 소화 잘되는 음식을 먹고 서늘한 환경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게 해주세요.
해열제들은 해열진통제라고 하죠? 해열뿐만 아니라 진통작용도 같이 하기 때문에 아이가 중이염, 근육통 등 통증으로 힘들어하면 해열제를 먹일 수 있습니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의 열, 통증을 잡는 것이 아니라 이후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대처하는 것입니다.
현재 「소아과 진료」에서 제시하는 해열제 사용 조건은 크게 4가지입니다.
① 39℃ 이상의 열로서 환아가 괴로워 할 때(예: 중이염, 두통, 근육통)
② 40.5℃ 이상의 열
③ 대사율의 증가가 환아에게 해로울 때(예: 심질환, 화상, 영양부족, 수술 후)
④ 열이 높으면 경련을 하는 소아(그러나 해열제의 사용이 열성 경련의 빈도를 줄인다는 근거는 없다.)
아이가 열이 더 오르려고 할 때 머리와 몸통에 비해서 손, 발이 차가워지거나 오한을 느끼는데요. 이럴 때 해열제 먹이는 것을 고려하셔야 합니다. 해열제를 먹이면 1시간정도 이후에 1~1.5℃정도 떨어지는 것이 정상 반응입니다. 다만 해열제 복용 1시간~1시간 반 정도 이후에도 큰 반응 없이 고열이 유지되는 경우, 다른 종류의 해열제를 2시간 간격으로 교차 투여 해볼 수 있습니다.
어떤 해열제를 먹여야 하나요?
3개월 미만의 아이라면 위급한 상황이더라도 알아채기 힘든 경우가 많아 열이 나면 무조건 병원에 데려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6개월 미만 유아라면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을 최소 4시간 간격을 두고 정량을 복용합니다. 타이레놀은 과량 먹었을 때 간독성이 있어서 꼭 정량을 지켜주시고 특히 어른들은 타이레놀 복용 시 음주를 피하셔야 합니다. 6개월 이후의 아이라면 타이레놀과 부루펜(이부프로펜)이 모두 가능한데요. 부루펜은 소염작용도 있기 때문에 밤에 중이염이 의심되어 열나고 귀를 잡아당기거나 파면서 보챌 때 해열제로 선택하시면 좋습니다. 부루펜은 최소 6시간 간격을 두고 먹이셔야 하고 과량 복용 시 위장관, 신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역시 용량, 시간을 정확하게 써주셔야 합니다. 아스피린은 80년대까지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해열제였으나, 소아와 청소년에서 Reye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가와사키와 같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열제로서 사용은 금기입니다.
열이 나는데, 혹시 위험한 상황이 아닐까요?
혹시나 발열이 5일 이상 지속되거나, 호흡곤란을 호소하거나, 의식이 흐려지고 잠에서 깨기 힘들어하거나, 눈이 빛에 예민해지고 목이 뻣뻣해지거나, 소변볼 때 통증을 호소하는 등 평소와 다른 모습이 확실히 보이면 빠른 시간 내에 병원에서 점검받아야 합니다. 지속적으로 구토하고 마시기를 거부하면 탈수 우려가 있으니 찻숟가락으로 조금씩 물이나 보리차를 먹여보시고 그래도 구토하고 마시는 것이 힘들다면 역시 병원에 가야 합니다. 만약 아이가 열성경련을 한다면 기도 확보해주시고 시간을 재면서 경련이 멈추기를 기다린 후 추가 경련이 없다면 푹 쉬도록 하고 다음날 병원에 방문하셔도 됩니다.
발열의 이점과 해열제가 필요한 상황, 복용법을 알아보았는데요. 자주 감기에 걸리는 우리 아이들 감기 걸릴 때마다 해열제, 항생제, 항히스타민제 등 줄줄이 먹기 시작하면 아이가 자신의 면역력으로 감기를 이겨내는 값진 경험을 할 기회를 빼앗는 것이 됩니다. 가벼운 감기는 아이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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