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식품을 고를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정보가 있습니다. 바로 영양 성분표입니다. 영양 성분표는 단순한 숫자의 나열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먹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과학적인 지도와 같습니...
마트에서 식품을 고를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정보가 있습니다. 바로 영양 성분표입니다. 영양 성분표는 단순한 숫자의 나열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먹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과학적인 지도와 같습니다. 따라서 이것을 제대로 읽을 줄 아는 것만으로도 식습관의 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 연구에서는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s)’이라는 개념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초가공식품은 설탕, 정제된 전분, 식품첨가물, 향료 등을 이용해 산업적으로 만들어진 식품을 의미하며 세계 여러 연구에서 과도한 섭취가 비만, 심혈관 질환, 당뇨병 위험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영양학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기준이 ‘NOVA 분류’입니다.
NOVA 분류는 식품을 가공 정도에 따라 네 단계로 나눕니다.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처럼 가공이 거의 없는 식품은 1단계, 소금이나 식용유처럼 조리에 사용되는 재료는 2단계, 통조림 채소나 치즈처럼 비교적 단순하게 가공된 식품은 3단계, 그리고 여러 첨가물과 정제 원료가 들어간 산업식품은 4단계인 초가공식품으로 분류됩니다.
일반 소비자가 NOVA 분류를 실제로 활용하려면 몇 가지 간단한 기준을 기억하면 됩니다. 첫째, 원재료 목록이 지나치게 길다면 초가공식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집에서 요리할 때 사용하지 않는 성분들이 여러 개 등장한다면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식품의 기본 재료보다 설탕이나 정제 전분이 먼저 등장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원재료 표시는 함량이 많은 순서대로 나열되기 때문에 설탕이나 포도당 시럽 같은 성분이 앞쪽에 있다면 실제로 당 함량이 상당히 높은 식품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셋째, 향료, 유화제, 안정제 같은 기능성 첨가물이 여러 개 포함되어 있다면 이는 전형적인 초가공식품의 특징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마트에서 음식을 구입할 때 단순히 영양성분표의 칼로리나 함량만 따질 것이 아니라 ‘원재료 목록’까지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영양성분표가 영양소의 양을 보여주는 데이터라면 원재료 목록은 그 음식이 실제로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를 알려주는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즉, 건강한 식품 선택을 위해서는 이 두 정보를 함께 읽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단백질 함량이 높은 단백질 바의 ‘영양성분표’만 보면 단백질이 20g 이상 포함된 좋은 식품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원재료 목록’을 살펴보면 단백질 분리물, 포도당 시럽, 팜유, 향료, 여러 종류의 첨가물이 함께 들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제품은 단백질 섭취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당류나 지방, 첨가물 섭취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원재료 목록이 매우 단순한 식품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가당 요거트의 경우 원재료가 ‘우유, 유산균’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식품은 원재료 구성에서도 비교적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덜 가공된 식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영양성분표와 관련해 오해하기 쉬운 부분도 있는데, 가장 흔한 것은 특정 영양소 하나만 보고 식품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단백질이 많다”거나 “저지방”이라는 문구만 보고 건강식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로는 당류나 나트륨이 높은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또 “무설탕”이라는 표시도 당이 전혀 없다는 의미가 아니며 설탕을 직접 넣지 않았다는 의미일 뿐 과일 농축액이나 다른 형태의 당류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살펴봐야 합니다.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서 가공식품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대인의 식생활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만큼 영양성분표나 원재료 목록을 참고 삼아 최대한 영양의 균형을 맞춰 나가려 노력한다면 훨씬 합리적인 식습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김소형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한의학 박사로 서울 강남 가로수길의 김소형한의원에서 환자를 만나고 있다. 치료뿐만 아니라 전공인 본초학, 약재 연구를 바탕으로 한방을 보다 넓고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고 있다. 저서로는 「꿀피부 시크릿」 「데톡스 다이어트」 「CEO 건강보감」 「김소형의 경락 마사지 30분」 「김소형의 귀족피부 만들기」 「자연주의 한의학」 「아토피 아가 애기똥풀 엄마」 등이 있다.
원문 출처: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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