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식욕부진, 아이가 밥 삼키지 않고 물고만 있다면?
“우리 아이 밥 좀 잘 먹게 해주세요”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 세상에 밥 안 먹는 아이는 왜 이리도 많은지요. 키가 작고 마른 아이도 있지만, 키도 크고 체중도 잘 나가는 아이도 밥을 잘 안 먹어서 부모님이 고민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껏 열심히 준비한 식사를 거부하고 입을 닫는 아이, 입에 겨우 음식이 들어갔지만 물고만 있고 삼키지 않는 아이를 보면 속상하고 답답합니다. 잘 안 먹으면 아이가 약해지고 잘 크지 않을까봐 걱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안 먹는 아이는 짜증도 많아지고 잠도 잘 못 자는 등 일상 생활의 문제도 생기니까요.
아이들은 왜 밥을 잘 안 먹을까?
■ 먹는 음식이 바뀌면서 편식이 많아져요 .
대부분 아이들은 돌이 지나면서 모유, 분유 같은 액체음식에서 밥과 반찬이라는 고형식으로 넘어갑니다. 엄마가 주는 이유식과 같은 한 그릇 음식을 받아먹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음식을 식탁 위에 차려놓고 먹기 시작하죠. 아이가 스스로 씹어 먹기 시작하면서 골라먹는 ‘편식’이 시작되곤 합니다. 이 시기쯤 달콤한 음식을 먹으면 다른 음식은 먹지 않으려는 증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 감기하면서 밥을 잘 안먹어요.
겨울철에는 감기도 많이 걸리지요. 돌 지나면서 자주 찾아오고, 특히 어린이집과 같은 단체생활을 하고 있다면 감기, 중이염, 비부비동염 등 호흡기 문제가 많아집니다. 감기 중에는 아이들이 밥을 잘 안 먹지요. 코가 부어 막히면 입맛도 없고 목이 부어 아프면 음식을 삼키는 것도 힘들어집니다. 아프면서 항생제 등 약을 많이 먹고 기력이 떨어지면서 소화기도 약해져 감기 후에도 입맛이 돌아오지 않기도 해요.
■ 겨울철 실내 생활이 많아지고, 움직임이 줄어 입맛이 떨어져요.
추운 겨울날씨에 미세먼지까지 많아 바깥활동이 줄고 실내에만 있는 시간이 길어져요. 아이들은 활동량이 적어지면서 입맛도 줄게 됩니다. 움직임이 적어지면 비위기운도 약해지고 기운이 울체되어 소화력도 떨어지게 되어요.
우리 아이 밥 잘 먹게 하려면
■ 씹는 훈련이 필요해요.
아이가 걷기까지 배밀이하고 기고, 서는 과정이 필요한 것처럼 아이가 잘 씹어서 먹고 삼키는 것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어른들은 씹는 운동에 익숙해져 씹고 삼키는 일이 예사롭지만, 아이들은 턱 근육을 사용하는 것이 걸음마 익히기와 같습니다. 아이가 음식을 물고만 있다면 턱과 혀의 미숙함 때문이기도 해요. 새로운 음식에 익숙해지는 것도 시간이 필요하구요. 천천히 느긋하게 여러가지 음식으로 식사를 권하며 걸음마 가르치듯 씹는 것을 익히게 해주세요.
■ 단 것을 비롯한 군것질을 삼가주세요.
아이들은 단 것을 좋아해요.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입맛이 떨어지고 식사량이 줄어듭니다. 단 음식으로 배를 채우면 당분만 섭취하기 때문에 아이가 약해지고, 면역력도 떨어지게 됩니다. 단 음식만 찾는 아이는 단 음식을 섭취하면서 체중이 느는 경우도 있지만, 단 음식 외에 다른 음식을 안 먹기 때문에 체중이 잘 안 늘기도 해요.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소화력도 약해지고, 면역력도 떨어져 감기, 비염이나 피부염 등으로 아이가 힘들어지고 숙면이 어려워 이로 인해 더 잘 먹지 않는 악순환이 생기기도 해요.
■감기 관리 중요해요.
아프면 아이들은 밥을 잘 먹지 않습니다. 몸의 기운을 회복하는데 쓰다 보니 입맛도 떨어지고 소화력도 약해져요. 감기로 코가 막히거나 목이 아프면 음식이 더 잘 넘어가지 않겠지요. 이때 억지로 먹이면 오히려 체한 기운이 생길 수 있으니 소화가 잘 되는 부드러운 음식을 주세요. 감기에 잘 걸리는 아이라면 감기가 잘 걸리지 않도록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항생제, 해열제 사용을 최소화하여 면역력을 길러주세요. 안 아파야 잘 먹고 잘 크니까요.
■ 춥다고 웅크리지 않아요.
겨울철 움직임이 적어지면 몸의 기운이 울체되고 소화력이 약해집니다. 바깥놀이가 어렵다면 엄마 아빠와 스킨쉽을 하거나 쭉쭉이 스트레칭으로 몸안에 울체된 기운을 펴주세요. 몸을 움직이고 많이 웃는 아이는 밥도 더 잘 먹는답니다.
한의학적인 치료 방법은?
생활관리를 열심히 하는 부모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 먹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 아픈 아이들은 먹는 것이 나아지기가 어려워요. 이런 친구들은 한의학적 치료로 도와주는 것이 좋아요. 아이가 잘 먹고 건강하게 잘 자라기 위해서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 잔병치레가 잦은 아이라면?
감기나 비염, 중이염, 기관지염, 폐렴 등으로 잔병치레가 많아서 잘 먹지 않는 아이들은 잘 먹지 않아 다시 잔병치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친구들은 호흡기 면역력을 높이는 한방치료가 도움이 되어요. 집에서는 배도라지차, 모과차 등을 챙겨주시면 좋아요.
■ 잘 체하고 손발이 찬 아이라면?
소화기 기운(비위 기운)이 약한 아이들은 입도 짧고, 음식 생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 체하고 손발도 찬 친구들은 비위 기운을 튼튼히 하는 한방치료가 도움이 되어요. 집에서는 생강차, 진피차 등을 주시면 좋습니다. 그리고 팔다리를 조물조물 주물러 주시거나 쭉쭉이 스트레칭을 해주시면 좋아요.
■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은 아이라면?
속열이 많아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먹는 것보다 노는 것에 관심이 많은 아이는 먹는 데 집중을 못하고 잘 먹지 않습니다. 먹는 것보다 쓰는 것이 많으니 체중이 잘 늘지 않고 약해지기 쉬워요. 신장 기운을 보강하여 속열을 내려주는 한방치료가 도움이 됩니다. 집에서는 대추차, 지황차 등을 주시면 좋아요.
잘 먹고 잘 크는 아이를 보는 것이 부모의 기쁨이자 보람입니다. 우리 아이가 잘 먹고 건강하게 잘 자라도록, 우리 아이를 잘 살피고 아이에게 맞게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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