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불편해서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큰아이는 2개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녔습니다. 임신기간 입덧으로 막달까지 고생을 했고 제왕절개로 모유수유도 힘들어서 하지 못했습니다. 그때부터였을까요? 시부모님, 친정 부모님 모두 저의 육아점수를 0점이라며 친정언니나 시누의 예를 들어가며 비교를 하셨습니다.
‘나는 육아에 소질이 없나?, 차라리 일을 할까?’ 처음에는 그런 생각에 2개월인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습니다. 아이는 주말과 오후에는 주로 친정언니집이나 시댁에서 조카들과 함께 보내고 주변 어른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늘 빵점 엄마였지만 아이와 문제가 있거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러다 큰 아이가 조금 크면서 둘째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하나보다는 둘이 아이에게 더 좋을 것 같아서, 동생을 갖고 싶다고 시댁과 친정에 의논을 했습니다.
둘째가 생겨도 저는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남편과 둘만 결정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서의 반응은 부정적이었습니다. 저보고 하나도 못 키우면서 어떻게 둘을 키울 거냐며, 그렇게 원한다면 둘째는 일을 그만두고 꼭 저보고 키우라 하십니다. 남편도 어린이집에 너무 일찍 보내는 것은 아니라며 육아휴직을 권합니다. 전 늘 아이 못 키우는 죄인입니다.
저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출근을 합니다. 어렵게 공부해서 얻은 안정적인 직장도 있습니다. 꼭 육아를 엄마만 해야 하는 것일까요? 저는 전업주부 보다는 워킹맘을 선택했습니다. 늘 친정이나 시댁에 도움을 받는 것이 죄송하기도 하고 아이가 동생과 같이 크면 서로 의지하며 좋을 것 같아서 힘들지만 어렵게 내린 결정입니다.
꼭 아이 키우기 싫어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저도 제 일을 하고 싶습니다. 경제적인 이유로 일을 선택한 맞벌이 부부도 있고 저처럼 육아보다는 일이 좋아 아이를 어린이 집에 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가 똑같이 어린이집에 가는 것인데 후자인 저에게 던지는 따가운 시선들은 너무 불편합니다. 저는 둘째를 원하는데 주변에서 ‘네 애는 네가 키워라~’ 하는 상황에서 현명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전문가의 조언과 솔루션
한국에서 여성이 아이를 낳아 엄마로 그리고 직장인으로 두 가지를 잘하기란 참 힘듭니다. 그렇다고 하나를 무조건 포기해야만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아이가 크면서 어머니가 직장을 다니느냐 아니냐 하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자라는 과정에서 중요한 발달단계가 있습니다. 그 시기에 잘못된 발달은 평생 바뀌지 않고 남아있게 됩니다.
■ 돌 이전 애착관계 형성 중요
특히 아이가 태어나서 돌 전에는 애착관계 형성이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중요한 시기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친정어머니가 보고 시어머니가 보게 되면 한사람과의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않습니다. 이 시기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한 선생님 혹은 한분이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엄마가 하루 종일 아이만 본다고 아이의 애착관계 형성이 잘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어머님들이 집에서 혼자 육아를 하면서 잘못된 방법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위킹맘의 경우에는 직장에서 돌아오면 아이와 같이 있어주지 못한 미안함에 응석을 다 받아 주고 지나치게 잘해주는 것으로 인한 문제점이 있습니다. 또한 조부모님이 아이들을 돌봐줄 때는 손주가 너무 예뻐서 무조건 놀리고 울리고 하는 경우도 있고, 잘못하는 것도 예쁘다고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가장 위험한 방법은 챙겨주는 것입니다.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누군가가 미리 해주면 아이는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직장을 다니더라도 늘 자녀교육에 관심을 가지시고 누가 키우는가보다는 어떻게 키우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얼마나 오래 아이를 보는지가 좋은 엄마의 기준은 아닙니다. 직접 육아를 담당하지 못해도 올바른 육아를 알고 실천한다면 오히려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 육아는 가족 모두의 몫
아이의 육아는 분명 엄마 한 사람의 몫은 아닙니다. 아이에게는 아빠도 있고 형제가 있으며 친척들의 관계도 아주 중요합니다. 어머님께서는 주변의 좋은 환경을 두신 것은 확실합니다. 다른 상담의 경우에는 주변에서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요!’ 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질문에 보면 빵점엄마라고 자신을 표현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주변에서 '넌 0점이야!'라고 시작했고 지금은 어머니 스스로도 나를 빵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을까요?
일하는 워킹맘 모두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위킹맘도 퇴근 후 집에서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들에게 100점 엄마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판단은 아이가 느낌입니다. 주변사람이 아닙니다. 아무리 맛없는 음식이어도 아이가 맛있게 먹어주면 그 음식은 100점입니다. 반대로 삐뚤거린 그림이지만 엄마가 잘 그렸다고 칭찬하면 그 그림은 100점입니다.
그 판단은 아이의 몫입니다.
어머님의 경우 주변의 어른들께서 직장 다니는 어머님을 배려해 아이를 돌봐 주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러나 한번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혹시 내가 여가 시간이 있는데도 내 아이를 주변에 미룬 것은 아닌지, 혹은 내 아이를 맡기는 것이 당연시 하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0~3세 육아는 육체적으로 힘든 시기입니다. 목욕, 식사시간, 외출 준비에도 손이 많이 갑니다. 하지만 아이가 크면 사회활동도 많아지고 보육이 아닌 교육을 할 시기가 옵니다.
어머님께서 공부를 하시고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큰 본보기가 됩니다.
나는 빵점엄마라는 생각은 어머님 스스로 벗어야하는 과제일 것입니다. 아마 둘째가 태어나면 어머님도 주변의 친지들도 달라지실 겁니다. 우리 속담에 아이는 내리 사랑이라고 합니다. 둘째는 그냥 예쁨 받으러 태어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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