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귀 만지는 아이, 중이염 의심해보세요!
중이염은 어른들에게는 흔한 질환이 아니지만, 아이들에게는 감기처럼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만 3살이 안된 아이들 3명 중에 2명이 1회 이상, 3명 중에 1명은 3회 이상 중이염을 앓을 만큼 소아에게 흔한 질환이 중이염입니다. 하지만 중이염 치료를 위해서는 무조건 항생제를 먹어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과 청력 손상에 대한 막연한 공포 때문에 항생제 오남용을 부추기는 원인이 되는 대표적인 질환이기도 합니다.
항생제는 중이염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균 감염으로 인한 질환 치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치료제입니다. 하지만 항생제의 오남용으로 인해 항생제 내성율은 상승과 항생제 감수성 저하가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의료현장에서도 중이염에 항생제를 2~3주를 사용해도 잘 낫지 않고 반복적으로 감염이 되어, 다른 방법을 찾아 내원하시는 상황을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중이염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 것이 중이염뿐만 아니라 아이의 장기적인 성장과 건강에 좋은 치료인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자꾸 귀를 만지면 중이염 인가요?
아이들이 귀를 만지는 경우는 다양합니다. 귀에 머리카락 눈썹 같은 이물질나 물이 들어가도 귀를 만질 수 있고, 귀의 피부가 가려워도 귀를 만지지요. 그리고 중이염이 있어도 자꾸 귀를 만질 수 있습니다. 아이가 귀를 만진다고 해서 다 중이염은 아니지만, 귀에 무언가 불편한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아이가 귀를 평소보다 자주 만지고 특히 불편한 기색을 비치면 혹시 중이염은 없는지 진료를 받고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새벽에 귀가 아프다고 울면 응급실로 가야하나요?
저녁까지 멀쩡하게 잘 놀던 아이가 새벽에 귀가 아프다며 울고불고 힘들어하면 첫번째로 의심해 볼 수 있는 것이 급성중이염입니다. 감기에 걸려 아침에 진료를 봤을 때 귀 상태가 정상이었다고 하더라도 급성중이염은 그렇게 올 수 있습니다. 중이염이라고 해서 모두 귀가 아픈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를 귓속으로 넣어서 찌른 것도 아닌데 귀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는 급성 세균성 중이염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귓속이 아니라 귓바퀴가 아프다고 하기도 하고, 귀에서 고름이 흘러나오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놀라서 새벽이라도 응급실로 뛰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도 고생 부모님도 고생입니다. 그러실 것 없이 열이 없더라도 집에 있는 해열진통제를 먹여 통증을 완화하고, 잘 자고 일어나 다음날 진료를 보시면 됩니다.
# 중이염 치료는 항생제 밖에 없나요?
중이염에 항생제를 꼭 써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는 급성중이염의 치료에 있어서도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급성중이염의 90%이상에서 항생제는 필요하지 않으며 증상 발생 3~4일은 항생제 없이 관찰하는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항생제의 오남용은 페니실린 내성 폐렴구균이 출현하게 하고 항생제가 듣지 않는 폐렴 균주는 중증감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므로 항생제의 사용을 최소한으로 줄이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항생제 없이도 나을 수 있는 중이염에 대한 항생제 사용으로 내성균이 출현해서 정작 생명에 직결된 폐렴이 왔을 때 항생제가 듣지 않게 되는, 그야말로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 중이염이 오래되면 수술해야 하나요?
일반적으로 3주 이상 항생제를 썼는데도 중이염이 낫지 않으면 수술에 대한 권유를 받게 됩니다. 고막에 환기관(고막튜브)를 삽입하는 수술인데, 우선 수술 그 자체보다는 전신마취에 대한 부담이 있습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삽입한 고막튜브가 유지되는 시기가 짧게는 몇 개월에서 보통 1년 내외이기 때문에, 그 후 다시 중이염이 오고 낫지 않으면 재수술을 반복해야 하는 상황이기 됩니다. 따라서 영구적인 청력 손실이나 발달지연의 위험이 있는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술에 대해 보다 신중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 삼출성중이염이라면 수술에 앞서 이관통기법부터!
고막튜브 수술을 권유 받고 내원한 아이의 대부분이 삼출성중이염입니다. 우리의 얼굴 속에는 코와 귀, 즉 비강과 중이강를 연결해주는 이관(耳管)이라고 하는 터널과 같은 통로가 있는데, 코로 들어온 공기가 이관을 통해 중이강을 환기시켜줍니다. 하지만 이관의 보호기능이 미숙한 유소아에서 상기도감염이나 담배연기 등 환경적 영향에 의한 이관기능장애가 생기기 쉽습니다. 이로 인해 중이강 내 압력이 낮아져 주변 조직으로부터 삼출액을 빨아들이게 되면 삼출성 중이염이 되는데, 삼출성 중이염은 세균감염이 원인이 아니기 때문에 항생제를 써도 낫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흔히 고막에 환기관을 삽입하는 고막튜브 수술을 권유 받게 되는데, 이관의 기능이 회복되지 않는 이상 튜브가 빠지고 나면 같은 중이염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이관기능장애를 해결해주어야 하고 그 방법이 이관통기법(耳管通氣法)입니다. 이관통기법은 콧구멍에 바람을 불어넣어 이관의 협착을 개선하고 기능 회복을 돕는 비침습적이고 안전한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치료방법으로, 실제로 수술을 권유 받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내원한 많은 아이들이 이관통기법을 통해 수술없이 중이염이 치료되어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 건강한 중이염 치료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귀는 소중한 감각기관입니다. 아이가 중이염으로 인해 청력에 조금이라도 손상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걱정이 공포가 되어 중이염의 빠른 치료에만 매달리다 보니 불필요하고 반복적인 항생제 투여가 오히려 아이의 건강을 해치고, 심지어 중이염조차 항생제로 치료가 되지 않는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 바로 알고 제대로 치료해야 아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습니다.
1 항생제가 필요한 중이염인지부터 확인을 받으세요.
중이 내에 고름이 아닌 삼출액이 차 있는 삼출성중이염에는 항생제가 필요하지 않아요. 고름이 차 있는 중이염이라고 해도 항생제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에요. 형개연교탕이나 배농산급탕 등 같은 한약처방을 3~4일 복약 후 호전이 보이면 화농성 중이염이라고 해도 항생제 없이 치료될 수 있어요.
2 중이염 수술을 권유 받았다면? 이관통기법부터!
고막 내 환기관 삽입 수술은 마지막이에요. 당장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우선 이관통기법으로 치료받으세요. 이관기능의 회복을 통해 치료하는 보다 건강하고 근본적인 방법입니다.
3 비염을 치료해야 중이염도 좋아집니다.
더러운 물이 귀에 들어간다고 중이염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중이염은 코 때문에 생기는 질환이에요. 코가 깨끗해야 중이염이 예방됩니다. 비염이 있다면 비염치료를, 감기에 자주 걸린다면 감기 예방에 힘써야 합니다.
4 면역력을 길러 중이염을 예방하세요.
중이염은 귀에 걸리는 감기입니다. 감기에 자주 걸려 코나 입으로 들어온 바이러스가 콧물 코 막힘을 유발하고 코를 지저분하게 하거나, 세균이 귀로 침범해서 감염을 일으키면 중이염이 발생하게 됩니다. 체력 면역력이 약한 아이라면 체질에 맞는 보약을 처방 받아 면역력을 길러주면 감기와 더불어 중이염의 반복적인 발병을 줄이고 예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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