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5세 딸아이가 아이가 조금만 실수만 해도 좌절하고 자신 없는 모습을 보입니다. 저는 아이가 자신감을 갖도록 늘 격려해주는데 오히려 아이는 점점 더 자신 없고 움츠려드는 모습을 보이네요. 어떻게...
Q. 5세 딸아이가 아이가 조금만 실수만 해도 좌절하고 자신 없는 모습을 보입니다. 저는 아이가 자신감을 갖도록 늘 격려해주는데 오히려 아이는 점점 더 자신 없고 움츠려드는 모습을 보이네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전문가의 조언과 솔루션
자신감이 없는 아이를 격려하기 위해 “조금만 노력하면 돼”, “넌 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것의 의미를 잠시 들여다볼까요? 승부를 앞 둔 운동선수에게 ‘넌 이길 수 있어!’라고 응원하는 사람의 심정을 한 번 생각해 봅시다. 과연 그 사람은 진심으로 그 선수의 승리를 굳게 믿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걸까요? 만약 진짜로 100% 승리를 확신한다면 그런 응원은 필요 없을 것입니다. 호랑이가 강아지를 상대할 때처럼 이길게 당연한 상황에서는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지요. 그렇다면 ‘넌 이길 수 있어!’라고 목청껏 외치는 그 사람의 진짜 마음은 무엇일까요? ‘난 네가 반드시 이기면 좋겠어!’가 진짜 마음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즉, 위축된 아이에게 ‘너는 할 수 있어!’라고 격려하는 말의 속뜻은 ‘난 네가 꼭 할 수 있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넌 꼭 해내야만 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뜩이나 자신이 없어 위축된 아이가 그런 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과연 ‘정말 해낼 수 있을 거야!’하고 안심하는 마음이 들까요, 아니면 ‘엄마가 이렇게 큰 기대를 갖고 있는데 실망시키면 어떻게 하지?’하고 부담스러운 마음이 더 들까요?
그리고 설령 엄마의 말에 용기를 내어 시도를 했는데 실패하게 되면 어떤 기분을 느낄까요? ‘엄마가 분명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왜 안 되지?’ ‘내가 그렇게 못난 아이인가?’ 이렇게 아이는 자책하고 움츠려들기 시작합니다. 엄마 말대로라면 당연히 할 수 있어야 할 일을 실패한 셈이니까요.
‘좀 더 노력하면 될 거야.’
이미 아이들은 노력하면 된다는 사실을 돌도 되기 전부터 몸으로 배워서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수백 번 시도해 뒤집기에 성공했고 수도 없이 넘어지다 보니 걷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는 현명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이가 의기소침해 있는 이유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는데도 생각처럼 안 되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혼란스럽습니다. ‘분명히 열심히 했는데 왜 안 되지?’ 그런 상황에서 부모가 ‘좀 더 노력하면 될 거야.’라고 말하는 것을 아이를 더욱 혼란스럽게 할 뿐입니다. 그보다는 ‘어릴 때는 노력해도 잘 안 되는 일이 있단다. 하지만 나중에 커서는 잘하게 되니 기다려보렴.’하고 안심시켜주는 것이 더 낫습니다.
간혹 부모들이 “우리 애는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해서 공부를 못해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들은 자기 정체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부모의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엄마 말 대로 라면 분명 난 머리가 좋은데 공부를 못하는 걸 보면 천성적으로 노력을 하지 않는 게으름뱅이임이 분명해.’ 그렇게 자기 비하가 시작됩니다. 더 나아가면 ‘혹시 내가 노력을 했을 때도 성적이 나쁘게 나오면 어쩌지? 그럼 머리는 좋다는 말도 거짓이 되어버리잖아. 그럴 바에야 차라리 아예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 편이 나아’라는 생각을 무의식중에 갖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그 아이가 공부를 못하는 이유는 ‘노력을 안 해서’가 아니라 부모가 아이를 노력을 안 하는 아이라고 ‘규정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부모의 생각이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되었기 때문입니다.
노력하는 것도 능력입니다. 흔히 말하는 ‘지능’도 노력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능력은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서 더 성장합니다. 따라서 지금 아이가 보이는 모습에 대하여 기대도 불안도 가질 이유가 없습니다. 대신 아이가 지금 보이는 능력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긍할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의 기대와 욕심으로 아이에게 맞지도 않는 옷을 억지로 입혀 놓으면 아이는 평생 그 옷에 갇혀 힘겨운 삶을 살게 됩니다.
노력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고 해서 아이에게 ‘노력하면 된다.’는 말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부모가 일상생활에서 노력해서 성취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됩니다. 아이는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배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스스로 노력해서 성취하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한 네가 자랑스럽다’라고 말해주면 됩니다. 아이가 잘 하면 함께 기뻐해주고 못 하면 못 하는 대로 아이의 속상해하는 마음을 공감해주면 아이도 더 이상 잘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노력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아이로 자라게 됩니다.

전문가 프로필_김학철 정신과 전문의
김학철 전문가는 정신과 의사이자 세 아이의 아빠. 자녀를 마음이 튼튼한 아이들로 키우기 위해 아내와 함께 주고받은 대화를 모아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아이’라는 책을 냈다. 전문의가 된 후 첫 두 해는 안산에서 세월호 피해자들을 상담하는 일을 했으며 현재는 인천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일하면서 양평자유학교의 상담교사직을 맡고 있다.
원문 출처: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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