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나무 그림을 즐겨 그립니다. 그런데 매번 사과를 잔뜩 그려 넣어요. 사과나무뿐만 아니라 다른 과일나무도 자주 그립니다. 왜 그럴까요?
전문가의 조언과 솔루션
가르치던 아이 중 새침하고 약간은 제멋대로인 성향도 있던 C라는 6살 여자아이가 있었습니다. " 나 안 해.”, “싫어”, “필요 없어”를 입에 달고 있길래 왜 그런 말을 자꾸 하느냐고 물어보기도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도도한 표정뿐이었습니다.
어느 날, 나무가 메인 주제인 수업 시간에 사과가 주렁주렁 열린 나무를 그리고 있어서 넌지시 물어보았습니다.
“OO가 그린 나무에는 사과가 엄청 많네? 왜 이렇게 많아?”
“그래야 얘(그림 속 주인공)도 먹고, 얘도 먹고 다 먹죠.”
“나무에 열린 사과를 다 같이 먹는 거야?”
“네.”
뜻밖의 대답이었습니다.
언제나 새침한 표정으로 함께 수업하는 친구에게도 먼저 다가가지 않고, 잘 그린다고 어깨를 토닥이던 선생님의 손길도 싫어하던 C였는데, 그림 속 사과를 함께 나눠 먹겠다는 마음이 기특했습니다.
■ 나무는 자아를 상징합니다.
아이들은 나무를 그림으로써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자신의 감정을 무의식중에 표현합니다. 자신에 대한 만족감, 사회와의 소통, 외적 및 내적인 상처까지 고스란히 표현합니다.
평소와는 다른 나무 형태를 그린다거나 특징적인 패턴을 반복적으로 그린다면 왜 이런 나무를 그렸는지 질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나무 그림을 통해 아이의 상태, 감정의 흐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 사과(과일)는 사랑을 상징합니다.
과일은 나무에서 생산하는 가장 풍요로운 산물입니다. 과일을 반복적으로 가득 그렸다는 것은 사랑을 받고 싶거나, 혹은 대인관계에 있어서 사랑을 주고 싶은 욕구를 나타냅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임산부도 무의식중에 사과나무를 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 우리 아이의 나무 속 과일 개수와 상태는 어떠한가?
나무 크기보다 적당한 개수와 크기의 과일을 그려 넣는 것은 괜찮지만, 셀 수 없이 빼곡한 과일을 그려 넣는 경우에는 평소에 아이가 엄마에게 찰싹 붙어서 매달리거나, 귀찮게 구는 행동을 하며 사랑과 관심을 받기 원하는지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실제로 C는 수업이 끝나면 엄마에게는 제 나이보다 어려진 듯 어리광을 부리고, 친오빠에게는 예쁜 말과 행동을 해서 사랑받고 싶다는 욕구를 자주 드러내곤 했습니다.
간혹 나무에서 잎사귀나 과일이 떨어지는 장면을 그리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는 무언가로부터 좌절을 겪었거나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아이가 가끔 무기력한 행동을 보이지는 않는지 살펴주세요.
나무에 과일을 그리지 않았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들도 과일이 달려있지 않으니까요.
다만,
“이 나무는 평생 사과가 안 생겨요.”
“죽은 나무예요.”
와 같은 이야기를 한다면 꼭 질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이 나무는 왜 그런 거지?” “그럼 어떻게 나무를 도와줄 수 있을까?”
라고 함께 이야기하면서 아이에게 잠재된 불안감이나 두려움, 상처를 자연스럽게 풀어나가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 단순히 그림 한 장으로 판단하지 마세요.
아이의 그림 한 장만 보고 섣불리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의 성향과 경험을 바탕으로 주기적으로 그림을 관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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