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쇼핑 채널, 쇼닥터들이 나오는 '이름만' 건강프로그램들에 알부민 광고가 쉴 새 없이 나온다. 어르신들 대상으로 집중 홍보하는가 싶더니, 온국민이 알부민을 사먹어야 할 것처럼 대대적으로 겁을 준다. 마치 온국민이 저알부민혈증 위험에 빠져 있고, 모든 피로와 붓기가 알부민 부족 탓이며, 먹는 알부민으로 그 위험을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할 수 있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이 아니다. 알부민은 고분자 단백질이기 때문에 알부민을 먹는다고 혈중 알부민이 바로 보충되지 않는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때 반복적으로 배우는 내용은 단백질은 우리 몸 속에서 소화효소에 의해 아미노산으로 분해된 뒤, 아미노산을 갖고 단백질을 합성한다는 것이다. 즉, 거대한 분자인 단백질이 그 구성성분인 아미노산으로 일단 쪼개진 뒤, 그 아미노산을 재료로 해서 온몸 구석구석의 세포에서 단백질이 새로 만들어져야 한다. 알부민도 단백질의 일종인데, 알부민의 경우는 거의 전적으로 간에서 만들어진다.
모든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쪼개진 뒤 다시 우리 몸에서 합성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마치 레고로 만든 집을 전부 다 다시 부수어 레고 블록 하나하나로 분해한 뒤 다시 레고를 조립해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레고 집 모양(단백질)을 섭취한다고 해서 그 집 모양이 그대로 쓰이는 것이 아니며, 레고 블록(아미노산)으로 모두 분리한 뒤 다시 조립해 레고 자동차(또다른 단백질)을 만든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단백질인 알부민을 아무리 입으로 먹어봤자, 알부민이 위장과 소장을 거치며 전부 분해되어 아미노산 형태로 흡수되며 알부민 형태 그대로 흡수될 수 없다. 또한 혈중 알부민이 부족한 사람들은 인구 비율상 그렇게 높지도 않으니 온국민이 알부민 부족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정말 저알부민혈증을 갖고 있는 환자는 먹는 알부민으로는 거의 치료가 안 되고 혈액으로 바로 알부민을 넣어주는 정맥주사를 처방받고 원인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영양실조나 소모성 문제로 알부민이 부족한 환자는 먹는 알부민으로 증상이 일부 호전될 수 있겠지만, 비싼 알부민을 사먹는 대신 콩, 두부, 달걀 등 다른 단백질 함유 식품을 먹어도 같은 효과를 낼 것이기 때문에 알부민을 따로 사먹을 필요가 없다.
혈중 알부민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간에서의 알부민 합성이 부족하게 하는 간 질환이 있다면 이 기저 질환을 치료하고, 간에 해로운 음주 등의 습관을 개선하며, 혹여 영양실조인 경우 골고루 잘 챙겨먹는 기본 개선책이 필요하다. 단, 식욕저하와 신체활동부족 등 노쇠가 진행되는 어르신 등은 영양실조 가능성이 있지만, 식사량 충분한 성인의 경우 영양실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위와 같은 내용은 의사들이라면 반드시 알고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비싼 경구용 알부민을 선전하는 의사들은 양심을 저버렸다고 할 수밖에 없다. 단백질은 모두 분해되어 아미노산이 된 뒤 새로 합성된다는 내용은 반복적으로 유행을 타는 각종 단백질제제, 즉 글루코사민, 콘드로이친, 콜라겐 등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 유행이 이번에는 알부민으로 옮겨온 것이다. 앞으로도 별별 단백질이 유행처럼 판촉될 것인데, '단백질은 몸 속에서 모두 아미노산으로 분해된다'는 내용을 기억하고 있으면 과장광고에 든든한 평생 면역을 갖추는 셈이 될 것이다.
단백질 함유 제제가 바가지일 뿐 아니라, 과잉 섭취하면 해로울 수도 있다. 단백질 과잉 섭취는 신장과 간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근육을 억지로 키우는 보디빌더들은 주기적으로 간기능과 신기능을 검사해야 할 정도이다.
글 김나희 한방내과 전문의 (-)
📰 출처ㅣ
원문 보기 ›
이 글 공유하기
링크가 복사되었어요.














반가워요! 라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