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이 되면 아이부터 어른까지 가장 먼저 흔들리는 곳이 바로 목과 기관지입니다. 차고 건조한 공기는 호흡기 점막을 쉽게 마르게 하고, 그 틈을 타 바이러스와 세균이 침투하면서 기침과 가래, 인후통이 반복됩니다. 이럴 때 많은 분들이 약을 먼저 떠올리지만, 일상 식재료만으로도 충분히 몸의 방어력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조합이 바로 무와 배입니다. 두 식재료는 예로부터 겨울철 기침과 목 관리에 쓰여 온 전통적인 ‘폐 건강 음식’이자 약재이기도 합니다.
먼저 무는 뿌리채소 특유의 강력한 해독 작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무를 ‘기(氣)가 뭉친 것을 풀어주는 음식’으로 보는데, 이는 소화관뿐 아니라 호흡기에서도 동일하게 작용합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소화가 잘되지 않을 때 무를 갈아서 먹었는데, 무에 풍부한 소화효소가 체증을 가라앉히며 속을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정체된 것을 풀어주는 작용은 호흡기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관지나 목 등에 염증이 발생하고 가래가 쌓이면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기침도 잦아질 수 있습니다. 무에 풍부한 시니그린(sinigrin) 성분은 항염, 항균 작용을 하기 때문에 기관지염, 인후염 등의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무의 껍질은 항산화 작용을 하는 성분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서 약해진 호흡기 점막을 보호하고 가래를 묽게 해서 배출하는 데도 좋습니다.
배도 무와 마찬가지로 겨울철 호흡기 관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과일입니다. 우리나라 배는 특히 수분이 풍부하며 단맛이 강해서 겨울철 아이들의 호흡기 건강을 위해 배를 푹 끓여서 배숙으로도 많이 활용합니다.
배는 서늘한 성질을 갖고 있는 본초로 체내의 불필요한 열을 내려주고, 폐를 촉촉하게 만들어 마른기침과 목의 통증을 완화하는 데 쓰입니다. 특히 갈증을 자주 느끼고 목이 쉽게 붓는 사람들에게 부담 없는 천연 치료제의 역할을 합니다. 진액을 생성해서 점막을 촉촉하게 보호하며, 배의 루테올린 성분이 호흡기 면역력을 높여줍니다.
그뿐만 아니라 배의 풍부한 수분과 식이섬유는 소변과 대변 배출을 원활하게 해 체내 노폐물 순환을 돕고, 배에 함유된 비타민 C는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배에는 아스파라긴산 성분도 들어 있어서 알코올 분해를 촉진하기 때문에 숙취 해소에도 좋습니다.
무와 배는 둘 다 껍질까지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은데, 비타민을 비롯해서 항산화 성분들이 껍질에 더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 성분이 혈액 순환을 촉진하며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등 껍질을 벗기고 먹었을 때보다 몇 배 더 영양학적으로 좋습니다.
무와 배는 모두 단맛을 가지고 있어서 성인은 물론이고 아이들에게도 부담 없이 먹일 수 있으며, 단독으로 생즙을 갈아서 먹거나 끓여서 차 등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효과를 좀 더 배가하려면 무와 배를 함께 사용하면 되는데 청으로 만들어 두면 겨울철 내내 활용하기 편합니다. 만드는 법은 먼저 잘 씻은 무와 배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무, 배, 꿀을 2:1:1의 비율로 섞어서 믹서에 갈아줍니다. 그런 다음 열탕 소독한 용기에 담아서 3일 정도 냉장고에 두고 숙성한 뒤에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시면 됩니다.
이렇게 만든 무꿀배청은 겨울철 감기 예방을 위한 차로도 좋고, 술이나 담배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해독차로 활용해도 좋고, 무엇보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가족 모두의 목 건강을 위한 차로도 활용하기 좋습니다.
글 김소형 한의학 박사 (김소형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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