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집은 물론이고 학교, 오피스, 식당, 카페 등에도 에어컨은 필수로 설치되어 사실 요즘 여름철에는 실내에서 더위를 느낄 새가 없습니다. 폭염으로 더위가 한창일 때도 실내에만 들어가면 금방 시원해집니다. 심지어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오히려 추위를 걱정해야 할 순간이 찾아옵니다. 사무실에서 장시간 근무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인데, 자칫 잘못하면 냉방병에 걸려 고생할 수 있습니다.
‘냉방병’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냉방기기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실내와 실외의 온도차가 큰 상태에서 우리 몸이 기온차에 적응하지 못해서 병이 나는 것으로, 감기 증상과 유사합니다. 마치 감기처럼 재채기가 나고 콧물이 나거나 코가 막히고 두통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감기 몸살처럼 몸이 무겁게 느껴지고 아래로 가라앉는 것처럼 느껴지며 피곤하고 몸이 붓기도 합니다. 또한 소화 불량으로 속이 편치 않으며 복통이나 설사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여성들의 경우에는 온도 변화에 더 민감한 편이어서 컨디션이 나빠지면서 생리통이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실내 환경 개선입니다. 실내 온도를 너무 낮추지 않도록 하고, 환기를 자주 시켜서 공기의 순환이 잘 이루어지도록 하면 도움이 됩니다. 또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컨디션이 더 쉽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혈액 순환이 잘되도록 몸을 자주 움직여주거나 가벼운 체조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옛날에는 냉방병이 없었기에 냉방병을 위한 처방이 존재했던 것은 아니지만, 외부 찬 기운의 영향으로 기혈 순환이 나빠지고 감기 몸살처럼 여러 증상들이 나타나는 데 좋은 처방은 있습니다. 바로 ‘계지탕’입니다. 가정이나 직장에서는 이를 응용해서 계지차로 만들어 마시면 냉방병의 여러 증상들을 가라앉히는 데 좋습니다.
계지차는 물 1리터에 계지 12g, 작약 8g, 감초 4g, 생강 3쪽, 대추 2개를 넣어서 30분 정도 푹 끓여서 식힌 다음 차로 마시면 됩니다.
계지차의 주 재료인 계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계피나무의 어린 가지를 잘라 말린 것입니다. 계지에는 주요 성분인 페닐프로파노이드를 비롯해서 탄닌 등이 들어 있는데, 혈액 순환을 개선해줍니다. 특히 계지는 말초 혈관의 순환이 좋지 않을 때 도움이 되는데 혈관을 확장하여 혈액이 잘 흐르도록 하기 때문에 차가운 손발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가 큽니다.
함께 들어가는 약재인 작약과 감초 역시 혈액 순환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뭉친 근육의 피로를 풀어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감초는 특히 몸을 따뜻하게 하여 냉방병으로 인한 여러 증상을 해소하며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도 좋습니다.
생강과 대추 역시 전신의 혈액 순환을 촉진하여 냉방병으로 저하된 신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합니다. 두 가지 모두 몸을 따뜻하게 만들기 때문에 장시간 냉방기기에 노출되어 차가워진 몸을 덥혀주며, 장기의 냉기를 몰아내는 데도 좋아 소화불량이나 설사 등의 해소에도 좋습니다.
글 김소형 한의학 박사 (김소형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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