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의 몸은 생애 전반에 걸쳐 끊임없이 변화를 겪습니다. 초경 이후 매달 반복되는 월경, 임신과 출산, 그리고 갱년기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몸은 호르몬 변화와 혈액 순환, 자궁과 골반의 미세한 리듬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됩니다. 특히 최근에는 고령 임신과 난임 시술을 통한 임신이 점점 보편화되면서, 출산 이후 여성의 몸이 겪는 변화 또한 이전보다 훨씬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출산 후 호르몬 균형, 자궁과 골반의 회복, 혈액 순환과 에너지의 재정비까지 모두 포함하는 전신적 회복 과정이 필요하며, 이 시기를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남은 생애 여성의 건강을 좌우하게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여성 건강에 도움이 되는 여러 약재들이 있는데, 특히 출산 후의 컨디션 회복에 좋은 두 가지 약재로 ‘익모초’와 ‘택란’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익모초(益母草)는 한자 이름 그대로 ‘어머니에게 이로운 풀’이라는 뜻을 지니며, 수백 년 동안 여성 질환에 폭넓게 활용되어 온 약재입니다.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자궁 기능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머니에게 좋은 약재이기 이전에 여성 건강에 이로운 약재로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거나 생리통이 심한 경우에도 처방되는 약재입니다.
특히 산후 조리에 익모초가 좋은 이유는 출산으로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여 근육과 뼈가 약해진 산모들의 기력 회복을 돕기 때문입니다. 출산을 한 후에 몸에 쌓인 어혈을 제거해주어 부종을 완화하며 자궁을 비롯하여 근육, 관절 등 이완되어 있는 것들을 수축시킴으로써 몸 상태를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데 좋습니다.
그 외에도 익모초는 열이 달아올라서 자주 피부가 뜨거워지는 사람들에게도 효과가 있는데, 건조한 피부에 촉촉한 윤기를 더해 보습을 강화해줍니다. 건조함으로 인한 가려움이나 피부 염증을 완화하는 데도 좋아 익모초를 달인 물에 목욕을 하기도 합니다. 주의할 점이 있다면 여성에게 좋은 약재이지만 자궁을 수축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임신 중일 때는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택란 역시 익모초와 마찬가지로 여성들의 산후 조리에 좋은 약재입니다. 맛은 쓰고 성질이 따뜻한 택란은 막혀 있는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익모초와 마찬가지로 산후에 정체되어 있는 어혈을 제거하여 산후에 발생하는 부종, 복통, 산후풍 등의 개선에 도움을 줍니다.
또한 택란은 심장을 튼튼하게 만들고, 출혈을 멈추게 하며, 통증을 가라앉히는 효과도 있어서 출산 후 통증은 줄이고 빠른 회복을 돕기도 합니다. 그리고 수술 후 부종이나 멍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어서 비슷한 효능이 있는 호박 대신 택란을 활용해도 됩니다. 출산 후의 여성이 아니더라도 월경 전후로 몸이 잘 붓거나, 하복부가 더부룩하고 무거운 느낌이 지속되는 여성들에게도 택란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택란 역시 익모초와 마찬가지로 산후 조리 과정에서 출산으로 이완된 자궁의 수축을 돕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출산 후 여성에게는 적합하지만 임신 중인 여성의 경우 자궁 수축으로 인한 유산의 위험이 있으므로 삼가야 합니다. 택란은 모양이 초석잠과 비슷해서 전문가가 아닐 경우 혼동하기 쉽습니다. 더욱이 두 가지는 효능이 다른데, 초석잠이 뇌졸중, 동맥경화 개선 등에 좋다면 택란은 산후 조리 등 여성에게 좋은 약재이므로 반드시 구분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글 김소형 한의학 박사 (김소형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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